종교에서 사후세계를 떨어뜨려 놓고 설명할 수가 없다. 사후세계를 깊이있게 다루지 않는 종교는 없으니까.
근데 종교에서 주장하는 사후세계는 완전 제각각이다. 다중우주론은 혹시 현세가 아닌 사후세계에 적용되는 이론? 그럼에도 공통점이라면 현세의 이력에 따라 다음 코스가 정해진다는 것!
대체 누구 말이 맞는건가? 어디는 예수님 안 믿으면 천국 못 간단다. 어디는 그냥 천국만 못 가는게 아니라 불구덩이 지옥에 간단다. 어디는 애매하면 혼이 구천을 떠돌거나 다른 생명으로 계속 옮겨 다닌단다. 심판을 구약의 하느님이 해주시는 세계도 있고, 옥황상제님 군단이 해주시는 세계도 있다.
여기 먼길 건너 동아시아 끝자락에도 예수님에 대한 신앙도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나뉘는 판인데,
이슬람 지역은 예수님=메시아 부정해도 모하메드님이 내 애들은 내가 알아서 하니 건들지 말라면서 다 커버 쳐주시나? 신들끼리 교통정리된 지역구 체제? 아님 내란 선동 가담죄로 싸그리 괘씸죄 가중처벌? 같은 아브라함 계통이고 구약을 믿으니 그래도 최종보스 하느님이 이슬람엔 되려 혜택을 좀 주시나?
다신론이 뿌리인 동양은 신들이 산만하긴 하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잘 지내시려나? "너 믿고 싶은거 믿어라. 딴데 가도 상관 없어." 하다보니 사후세계도 뒤끝 없이 쿨한지?
종교계와 학계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서로 모여 담판을 짓고 함 정리를 할 만도 한데 그래오진 않았다. 왜일까? 우선 사회적 순기능을 지녔기에 굳이 애써 깨뜨릴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정리가 딱딱 되기도 어렵다. 내가 있다는데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말인 즉슨 종교란 말씀과 문헌에 기초한 주장이지, 실제적 객관적 근거를 기초하지 않는다. 직접적 이해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제 갈길 가는거다.
거국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다중우주론적인 사후세계 교리를 적용시킨 종교가 생긴다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은 있겠지만 그 역시도 인간의 생각에서 비롯된 하나의 주장이라는 한계를 안고 출발한다.
예전 사람들은 100% 사실이라고 믿었던 신화/경전에 나오는 이야기들. 지금 사람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님을 당연히 여긴다. 그런데, 이는 지금 사람들이 철썩같이 사실이라 믿는 일들이 미래의 어느 시점엔 사실이 아님을 당연히 여기게 될 날도 올 수 있다는 뜻 아니겠나?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창조론이 좀 더 무게감이 있었는데, 불과 30년 사이에 진화론은 어느덧 이론을 넘어 법칙의 문턱에 와 있다.
세상을 바로 보게 해주는 안경과 같은 역할은 지성의 발달과 함께 과학이 상당 부분을 해주고 있다. 끝내 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귀결될지, 신을 정확히 바라보는 것으로 귀결될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지만 뭔가가 진행되는 속도가 빠르다는 건 모두가 안다.
과학을 공부하면서 진화론을 일찌기 받아들인 일부 사제들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합일점을 찾아 새로운 이론을 내세우며 이 진화 역시도 전능하신 하느님의 설계라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인류 전체의 역사를 놓고 봤을 때 그 대응은 "급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론이 최종 거짓으로 밝혀진다 힌들 하느님을 부정하는 것 역시 너무나 성급한 결론이다.
우리 인류가 좋은 안경을 쓴 이후에도 색을 걷어내고 초점을 바로잡고 묻은 얼룩과 먼지를 지워내길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진실에 다가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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