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마음의 허물

男女共存 2023. 6. 26. 09:22


비바람을 피해 나무 밑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머리에 뭐가 톡 떨어졌다. 바닥을 보니 제법 커다란 나무 껍질이었다.

사람의 겉피부에서 껍질이 벗겨지듯 나무도 허물을 벗겨내는 중이었다. 새 살을 위해서.

곤충은 물론 길가의 가로수 한 그루가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묵묵히 벗겨낼진데, 만물의 영장이라 자평하는 우리 인간은 마음의 허물도 잘 벗겨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 나무껍질을 맞은 부위를 멤돌았다.

변화를 거부하고 자기만의 세계 속에 갇혀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곳곳 어딘가에 있다.
나이가 들 수록 이같은 경향은 짙어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나는 이러한 지구의 중력과도 같은 인간의 본성을 이겨낼 수 있을까?

자연을 바라보기 어려운 도시 속 삶이라 할지라도, 이따금씩 길가의 나무를 바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