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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_추락

男女共存 2022. 11. 1. 12:45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미래. 특히, "사람 별점 매기기" 기능에 주목한 미드다.

현주소는?
-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지 않을 뿐 ...... 쿠팡 배송을 받을 때도, 다녀온 음식점이나 병원을 평가할 때도 점수 매기는 일, 댓글을 다는 일은 점점 일상으로 번지고 있다. (쿠팡맨은 점수로 평가받고 있음)
-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지 않을 뿐 ...... 사실상 SNS 상의 팔로워 숫자라든지, 유튜버라면 "구독 좋아요 알람설정~" 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별 업로드물에 대해서는 좋아요 나빠요로 평가. 일종의 점수임)
- "사람"을 "점수"로 평가하는 곳이 실재한다. 그것도 오랜 전통과 고도의 체계를 자랑하는...
다단계 소사이어티(예: 암웨이, 누스킨)는 사람을 점수로 등급화시킨다. 영업 실적 및 평판도 등이 반영될 것이다. 상위 등급만 누릴 수 있는 혜택, 그들만의 리그가 잘 형성되어 있다. 높은 등급은 떠받들어주고 낮은 등급은 분발을 촉구하며 활동상에 제약도 따른다.

따라서, '사람을 점수로 평가' 하는 시스템이 트위터와 같은 SNS와 케미를 이루는 미래? 충분히 가능한 미래이지 않은가?

드라마가 어떠한 교훈을 주면서 결말을 맺게 될지는 짐작이 갔다. SNS의 폐해는 이미 여러 차례 공론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가치를 개인적으론 높게 평가한다. 이유는 현실 가능성 때문이다. 이면의 그림자에 대해 좀 더 사유해보고자 한다.

SNS는 장점이 많다. 소통과 인적 네트워크는 삶의 중요한 방편이다. 하지만, 여기에 과하게 매몰된 자들은 자칫 중심을 잃을 수 있다. 소통으로 문을 열었으나 점차 가식과 허세에 젖어든다. 타인의 시선, 타인의 평가를 매순간 의식하며 사는데 어떻게 그 속에서 정상적인 진실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모순이다. 아예 진실성을 컨셉으로 잡는 인플루언서가 출현했다치자. 그렇더라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진실성'이라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처럼 세상이 훗날 다단계 소사이어티의 확장판이 되어버린다면? 지금의 다단계는 그런 삶을 스스로 선택한 자들의 집단이라지만... 만약, 우리의 개인 의지와 관계없이 보편화가 되어버린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차원이 다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드라마에서 위급 상황에서도 별점이 낮다는 이유로 게이트 출입이 막히고 (상식적 권리 박탈), 손가라 터치 한 번으로 그를 충분히 구제해줄 수 있음에도 자신에게 행여 불이익이 갈까봐 외면하는 모습, 파티에서 별점 등급이 낮은 사람은 오지 않기를 바라는 심리, 그리고 흔한 자기합리화... 주변에서 일어났을 법한 교묘한 상황들을 나열했다.
학교나 직장에서의 '왕따' 도 이와 결이 다르지 않은 듯. 각자의 하루를 살기가 바쁜 개인들로서... 주변의 곤경을 보고도 외면해버리게 되는, 괜히 튀어서 피곤해지긴 싫은... 불의의 방관자가 되는... 힘있는 무리에 끼고 싶은... 그 반대 무리와는 거리를 두고 싶은...
기술이 고도로 발달된다고 해도 인간이 사는 모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첨단 기술이 발달될 수록 한 인간으로서 중심을 잡고 살기가 더욱 어려워지는건 아닐까? 기술의 발달이 결코 선을 넘어선 안 된다. 우린 과연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