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고발 건
주호민 '특수교사 고발' 논란에 "자폐 아들, 등교 거부…충격"
유명 웹툰작가 주호민(41) 씨가 자폐 아들을 담당했던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한 데 대해 “해당 교사가 훈육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언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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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은 참 뭔가 풀릴 듯 안 풀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엄밀히 따지면 이 집은 망한 상태에서 수습하는 거다. 자식을 낳았는데 그 아이가 평생을 독립상태론 지내기 어려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고 아이 때문에 슬픔도 눈물도 많았지만 웃는 일도 행복한 일도 많았다고는 해도 그 상황이 되면 그저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일반 학교를 왜 보내냐, 왜 일반 학생들 피해 줘가면서 같이 수업을 듣게 하려 하느냐고 대중들은 말이 나올 법 한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이야말로 속 없는 얘기, 이기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입장 되면 부모 마음은 당연히 그러할 수 밖에 없고, 남들이 머라 하든 개의치 않고 조금이나마 자녀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찾으려고 한다.
그 판단이 정 잘못됐다 하고 싶거든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입장을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가 불행의 연속인데 부모의 욕심으로 일반 학생들과 어울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분명 잘못된 것이니까.
대부분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never 특수학교 보내고 싶다고 해서 다 받아주는거 아니다. 주호민의 아들은 스펙트럼 증후군(고기능 자폐)인 것 같다. 정상인과 중증 자폐인과의 모호한 경계에 서 있는 케이스. 장애 등급 받기도 쉽지 않고, 사회적 혜택을 받는 우선 순위에서 언제나 밀린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은 대체 뭐라 설명해야 할까?
특수 교사가 어떠한 심각한 언행을 했는지 주호민은 더는 상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까봤자 별개 없으면 욕을 몇 배 더 먹을 수도 있고, 아님 파장이 커져 교사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난과 심각한 2차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적당 선에서 자제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법원에 형사 소송을 건 것 자체는 교사에게 엄청난 타격을 준다. 그 소송은 주호민이 걸었다. 만약 해당 교사가 약자에게 폐륜 수준의 행위를 저지르는 교육자라면 응당 사회적 매장을 당해도 싸지 않겠는가. 그런 수준이 아니었는데 부모 마음에 분노를 참을 수 없는 상태에서 단지 "자녀와 선생을 떨어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최후의 선택지를 이행했다면, 재판의 결과를 떠나 주호민은 분명 과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아들일 각오는 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재판이 교사의 손을 들어준다면 주호민은 눈물로 사죄해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론의 뭇매를 아주 오랜 기간 맞게 될 것이다.
장애아동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그들 입장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집안 분위기가 좋아지는데까진 시간이 무척 걸린다. 부부 싸움이 잦고, 아이에게 모든 걸 쏟아야 한다. 주변의 시선이 결코 곱지만은 않다. 멀쩡한 아이도 부모가 매일 자식 걱정인데, 장애아동의 부모 마음은 어떻겠는가? 주호민 역시 이 악물고 사회적 시선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채 하루 하루 전투를 해왔는지 모른다.
마침 서이초등학교 사건과 맞물리면서 집중 포화를 받는다. 교사들도 불행하긴 마찬가지다. 온통 불행의 연속이다.
얼굴이 말도 안 되게 작고 새하얗고 맑고 자신감 있고 밝고 긍정적이고 착하고 귀엽기까지 했던 중학교 시절의 주호민이 떠오른다. 그 시절 학원 같은 반으로 잠시 인연이 닿았던 학우가 어른이 되어 훌륭한 작품으로 소개되자 무척이나 반갑고 기뻤는데. 밝은 보석을 품은 그가 왜 고교 시절부터 어두운 터널을 계속 지나오고 있는 걸까?
이번 일을 옹호해줄 마음은 없다. 재판 결과를 지켜보는 수 밖에.
하지만, 그가 다른 일로 잘 됐으면, 한 번 더 빛을 발했으면 하는 마음은 변함 없다. 응원한다.